영화 - 데미지 - 가족에 대한 페르조나의 상실

2010. 10. 15. 12:39생각/영화

꽤 오래전에 봐서 그 영화 내용조차 가물가물한 영화
며칠전 후배와 술을 마시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페르조나"에 대한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데,
예전에 페르조나에 대해 포스팅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 포스팅에서 잠시 언급했던 영화 데미지가 떠올랐다.

페르조나란 고대 그리스 시대에 배우가 써던 가면을 지칭하는 말인데, 
이처럼 인간에겐 그 역할에 따른 적절한 가면이 필요하다는것.

특히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가족에 대한 페르조나는 그 다른 어떤 페르조나 보다 중요하다.
가족을 이끌어가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신의 페르조나를 잃게되면 자신들의 인생은 물론, 그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을 파괴하게 된다. 

여기 한집안의 가장으로서의 ,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페르조나를 잃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소개해 본다.

* 주의 - 스포일러

부러울것 없이 모든것을 갖추고 있는 스티븐 프레밍은 프랑스 대사관 공식 만찬회장에서 안나 마틴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스티븐의 아들인 마틴의 여자친구... 안나와의 첫 만남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스티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안나에게서 자기집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찾아가 열정과 불륜의 섹스에 빠져들고 둘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된다.
둘의 만남이 지속되면서 스티븐은 아들 마틴과의 관계로 인해 괴로워하는데, 아들의 연인인 안나는 장차 며느리가 될 여자이기 때문에...
그러면서 스티븐과 안나의 갈등은 심해지지만 안나는 스티븐에게 둘의 관계를 발전시키지도, 끊지도 집착하지도 말 것을 주문한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아내를 떠나야 겠어.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야."
"아내를 떠나면 무엇을 얻죠?"
"너를 얻잖아."
"휴... 이미 당신이 경험한 것을 얻잖아요"

스티븐은 안나를 위해 모든것을 버릴 수 있다고 하지만, 안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며 현실을 바꾸지 말자고한다.
안나는 스티븐을 사랑하지만, 스티븐의 아들 마틴에게도 좋은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하는것이다.

하지만 스티븐은 아들과 가족을 지키기위해 안나와 헤어지기로 결심.

안나는 상처가 많은 여인.
안나 어머니의 반복되는 이혼, 친오빠의 안나에 대한 소유욕은 안나를 그늘지게 만들었다. 
안나의 오빠는 단순히 친동생으로써 안나를 좋아한것이 아닌 여자로서 사랑했다.
안나의 여다섯살 시절, 안나의 남자친구와 키스하는 모습을 본 안나의 오빠는 그날밤 안나에게 잠자리를 요구한다.
그녀를 누구에게도 빼앗기기 싫은 마음에...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게 되면 그녀를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것.
그러나 안나는 그런 오빠에게 크게 화를 내고, 이에 사과하는 오빠를 외면하고 그를 무시한다.
결국 그날 밤 안나의 오빠는 자살을 택했고, 이는 안나에게 평생동안 무거운 짐이 되어 따라다니게 된다.

어쩌면 안나는 오빠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만일 그녀의 오빠를 받아들였다면 그가 자살을 택하지 않았을거라는 죄책감 때문에
마틴과 결혼을 하게 된다면 시아버지가 될 스티븐과의 사랑과 섹스로 보상 받으려고 한것일지도 모른다.

스티븐은 안나의 아파트 열쇠가 들어있는 소포를 받게되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안나를 찾아가 격렬한 정사를 나누게 되는데...
안나를 찾아간 아들, 마틴은 두 사람의 정사를 목격하게 되고 
충격으로 계단 난간에서 헛디뎌 떨어져 목숨을 잃게된다. 
아들과 자신이 그동안 누렸던 모든 명예와 지위를 잃고 몰락한 삶을 살게 되는데

영화의 마지막... 
스티븐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안나를 다시 만났을때 '그런데 그녀는 누구와도 다르지 않았다'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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