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다시 봤던 영화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 / 旺角卡門 / As Tears Go By,

2011. 3. 31. 13:14생각/영화

旺角卡門 / As Tears Go By, 1988년, 감독: 왕가위 



필름(film) 느와르(noir) 
영어 + 불어
미국에서 천대받던 어두운 영화들을 프랑스 비평가들이 재평가하면서 붙여준 이름

1980년 후반의 홍콩을 배경으로 만들어지던 영화들이
그 시대의 어두운 분위기를 담고 있어 
그때의 작품들을 홍콩 느와르라 부른다.



며칠전 어렵사리 구한 왕가위 감독 DVD (아비정전 + 열혈남아) 에서
'열혈남아'를 다시 보았다.
벌써 20년도 훨씬 더 지난 영화를 보니
그 시절의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의 모습도 새롭게 느껴졌다.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 '열혈남아'
그때 당시 새로운 방식의 영상기법과 왕가위 감독의 암울한 분위기의 색채가 눈에 띄어
왕가위 감독을 세상에 알린 영화
국내 정우성, 고소영 주연의 영화 '비트'에서도 오마쥬했던 포장마차 격투씬의 왕가위 감독의 독특한 영상기법


*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소화의 모습이 그 시대의 중국인을 상징한다는 것을 느꼈을것이다.
보장할 수 없는 미래, 목숨을 지탱하게 해주는 그의 자존심...
대만 그리고 홍콩...

소화(유덕화)는 그 암울한 현실에 사촌인 아화(장만옥)를 만나게 되어
그의 어두운 삶에 아화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행복을 찾고싶어한다.




왜 지금까지 한번도 보러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난 나란 놈을 잘 아니깐
난 너에게 어떤 약속도 해줄 수가 없어...
보고싶지 않았다면 오늘 오지 않았을거야...

오늘 오지  않았다면, 난 아마 그 의사와 결혼하게 되었을거에요.





이제 그만둘거에요.
그만둔다고? 왜?
구룡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좋아! 그건 나도 좋지~ 우리집에서 같이 살자!
한번 더 말해봐요. 두번 말하면 나중에 번복못하는거에요. 농담 아니에요. 나 여기서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거라구요.


그의 건달세계 동생인 창파(장학우)의 임무
조직을 배신하여 위험에 처하게한 배신자를 처단하는 그의 임무에는 그의 목숨이 걸려있다.
경찰송치과정에 있는 배신자를 처단하는것은 곧 자신의 죽음과도 연결되는것이기 때문.

소화는 창파를 말려보지만 이는 소용이 없고
배신자가 송치되는 날. 창파는 배신자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지만 그의 목숨을 완전하게 처리 하지 못하고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음을 맞게된다.
한발 늦게 그 장소에 도착한 소화는 창파가 마무리하지 못한 임무를 대신 마무리하고
그 역시 경찰의 총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게 된다.


홍콩판에서는 여기에서 영화가 끝이 나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소화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 결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소화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것.



대만판의 결말에서는
소화는 죽지않고 바보가 되어 살고있다.
죽지 않았기에 희망이 남아 있다고 해야하는것일까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이야기 하는것일까
살아만 있어도 언젠가 그 시절의 소화로 돌아와 아화와 함께 해주길 아화는 믿고 기다리는 것일까
바보가 되어 살아가는 소화는 아화의 보살핌도 인지하지 못하며 그저 아화의 가슴을 아프게만 할 뿐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소화의 모습은 어쩌면... 
왕가위감독이 이야기 하고 싶던 그 시대의 그들의 모습을 보여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국내에 출시된 DVD는 홍콩판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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